第七章 病機(병기)
一節 邪正盛衰(사정성쇠)
病機(병기)란 질병이 발생, 발전, 변화하는 매카니즘을 말한다. 이같은 질병의 발생, 발전, 변화는 환자의 체질 및 질병을 초래한 사기의 성질과 밀접히 관계된다. 病魔(병마)가 인체에 작용하면 有機体(유기체)의 正氣(정기)가 이에 대항하게 되므로 正氣(정기)와 邪氣(사기)간에 전쟁이 벌어져 인체의 陰陽(음양)의 相對的均衡(상대적균형)을 파괴하거나 臟腑(장부), 經絡(경락)의 機能調和(기능조화)를 파괴하거나 또는 氣血(기혈)의 기능을 紊亂(문란)시킴으로써 전신 또는 국부에 다종다양한 병리적 변화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질병의 종류가 많고 임상의 증상이 복잡다단하며 천변만화한다 할지라도 모든 질병과 증상은 다 각기 病機(병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말해서 邪氣(사기)와 正氣(정기)의 盛衰(성쇠), 陰陽(음양)의 均衡破壞(균형파괴), 氣血(기혈)의 異常(이상), 經絡(경락)과 臟腑機能(장부기능)의 紊亂(문란) 등 病機變化(병기변화)의 일반법칙을 벗어나지 못한다.
第七章一節 邪正盛衰(사정성쇠)
邪氣(사기)와 正氣(정기)의 盛衰(성쇠)란 질병과정에 인체의 내병능력과 病(병)을 초래한 邪氣(사기)간의 투쟁에서 발생하는 성쇠의 변화를 말한다. 이러한 투쟁은 질병의 발생에 관계될 뿐만 아니라 질병의 발전과 전화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또한 病證(병증)의 虛實變化(허실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많은 질병의 과정은 邪氣(사기)와 正氣(정기)의 투쟁 및 그 성쇠의 변화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1. 邪正盛衰與虛實變化(사정성쇠여허실변화)
질병의 발전과 변화과정에 正氣(정기)와 邪氣(사기)의 두 세력은 고정불변 하는 것이 아니고 쌍방의 투쟁은 대비되는 역량의 소장과 성쇠에 따라 변화를 낳는다. 正氣(정기)가 長盛(장성)하고 旺盛(왕성)하면 邪氣(사기)가 減退(감퇴)되기 마련이며 반대로 邪氣(사기)가 長盛(장성)하고 亢進(항진)하면 正氣(정기)가 감퇴되기 마련이다. 체내의 邪氣(사기)와 正氣(정기)의 消長(소장)과 盛衰(성쇠)에 의하여 病證(병증)의 虛實變化(허실변화)가 일어난다.
《素問 · 通評虛實論》에 “邪氣(사기)가 盛(성)하고 實(실)하며 正氣(정기)가 常失(상실)되면 虛(허)한다.(邪氣盛則實, 精氣奪則虛”라고 하였다. 여기서 實(실)이란 주로 邪氣(사기)가 항진함을 말하는 것이며 邪氣(사기)가 盛(성)한 것을 모순의 주요 측면으로 한 병리적 반연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病(병)을 야기 시킨 毒力(독력)과 有機体(유기체)의 內病能力(내병능력)이 모두 다 비교적 강성하거나 邪氣(사기)가 비록 盛(성)하지만 유기체의 正氣(정기)가 衰(쇠)하지 않고 邪氣(사기)와 적극 투쟁할 수 있으므로 邪氣(사기)와 正氣(정기)간에 搏鬪(박투)가 벌어지고 그 투쟁이 치열하므로 반응이 뚜렷한 일련의 병리적 반영이 비교적 심한 임상 징후를 實證(실증)이라 한다.
實證(실증)은 흔히 外感六淫(외감육음)으로 인하여 초래된 병의 初起(초기)와 中期(중기)에 나타나며 또는 痰, 食, 水, 血(담,식,수,혈) 등이 체내에 정체한 것으로 인하여 야기된 병증이 나타난다. 임상상 흔히 볼 수 있는 痰涎壅塞(담연옹색), 食滯不化(식체불화), 水濕泛濫(수습범람), 瘀血內阻(어혈내조) 등 病理變化(병리변화), 그리고 壯熱(장열), 狂躁(광조), 聲高氣粗(성고기조), 腹痛拒按(복통거안), 大小便不通(대소변불통), 脈實雀力(맥실작력) 등은 모두 實證(실증)에 속한다.
虛(허)란 주로 正氣不足(정기부족)을 말하는데 정기의 虛損(허손)을 모순의 주요 측면으로 하는 병리적 반영이다. 다시 말하면 유기체의 氣, 血, 津液(기,혈,진액) 및 脈絡(맥락) 臟腑(장부) 등의 生理機能(생리기능)이 비교적 약하고 內病力(내병력)이 저하되어 有機体(유기체)에 病(병)을 야기 시킨 邪氣(사기)와의 투쟁에서 치열한 병리적 반영이 나타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임상상에서 일련의 虛弱(허약), 衰退(쇠퇴), 不足(부족)등의 증세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虛證(허증)이라고 한다.
虛證(허증)은 신체가 허약하거나 질병의 후기에 또는 여러 가지 만성 병증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重病(중병)이나 오랜 기간 병을 알고 나서 정기가 소모되었을 경우, 또는 땀을 많이 흘리거나 嘔吐泄瀉(구토설사), 大出血(대출혈) 등으로 인하여 인체의 氣血津液(기혈진액)을 대량 소모하고, 陰陽(음양)이 失調(실조)된 경우에 正氣(정기)가 虛弱(허약)한 현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따라서 몸과 정신이 피로하고 얼굴이 憔悴(초췌)하며 心悸亢進(심계항진), 자한, 盜汗(도한), 五心煩熱(오심번열), 手足冷(수족냉), 脈虛无力(맥허무력)한 등 현상이 나타난다.
邪氣(사기)와 正氣(정기)의 消長盛衰(소장성쇠)는 단순하게 虛(허) 또는 實(실)의 病理變化(병리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복잡한 일부 질병에서 흔히 虛實(허실)이 복잡다단하게 얽힌 병리적 반영도 나타낼 수 있다. 이것은 병을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여 病邪(병사)가 체내에 오래 머물러 인체의 정기를 손상하기 때문이고 또는 正氣(정기)가 부족하여 邪氣(사기)를 몰아낼 수 없거나 正氣(정기)가 虛(허)하여 水濕(수습), 痰飮(담음), 血(혈) 등으로 병리적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상술한 각종 요인은 實(실)로부터 虛(허)로 疾病(질병)의 전화를 초래 할 수 있으며 또 正虛邪實(정허사실), 正衰邪戀(정쇠사연) 등이 虛實(허실)이 뒤섞인 複雜多端(복잡다단)한 병리변화도 초래할 수 있다.
요컨대 질병의 발생, 발전 과정에서 病機(병기)의 虛, 實(허,실)은 絶對的(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相對的(상대적)인 것이며 따라서 實(실)로부터 虛(허)로의 轉化(전화), 虛(허)로 인한 實(실)의 초래, 虛, 實(허,실)이 뒤섞이는 등의 현상은 질병의 발전과정에 나타나는 필연적인 추세인 것이다. 그러므로 임상에서 停止的(정지적), 絶對的(절대적) 관점으로 虛(허)와 實(실)의 病機變化(병기변화)를 대할 것이 아니라 能動的(능동적), 相對的(상대적) 관점으로 허와실의 病機(병기)를 분석해야 한다.
病機(병기)의 實(실) 또는 虛(허)는 임상에서 일정한 그 증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임상에서의 증상은 질병의 현상일 뿐 일반적 상황에서, 즉 현상과 본질이 일치한 상황에서의 病機(병기)의 虛, 實(허,실)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이며 특수한 상황에서 즉 질병의 현상과 본질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임상적으로 흔히 질병의 본질과 맞지 않는 많은 가상들이 나타나는데 이런 가상은 病機(병기)의 虛(허) 또는 實(실)을 반영할 수 없으며 따라서 “虛(허)가 극심하면 盛(성)해 보이는 듯한 징후가 나타나 ”假實(가실) 현상이 있을 수 있고 “實(실)이 극심하면 약해보이는 듯한 징후가 나타나는 ” 假虛(가허) 현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實(실)한데 假虛(가허)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흔히 實邪(실사)가 결집하여 經絡(경락)을 폐쇄함으로써 氣血(기혈)이 밖으로 뻗쳐나갈 수 없도록 하기 때문에 초래되는 것이다. 虛(허)한데 假實(가실)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흔히 臟, 腑(장,부)의 氣血(기혈)이 부족하고 運化(운화)가 무력하여 초래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病機(병기)의 虛(허) 또는 實(실)을 분석하고 현상을 통하여 본질을 파악하여야만 가상에 미혹되지 않을 수 있고 질병의 허실변화를 제대로 포착할 수 있다.
2. 邪正盛衰與疾病轉歸(사정성쇠와 질병전귀)
疾病(질병)의 발생과 발전 및 그 轉化(전화)과정에서 邪氣(사기)와 正氣(정기)의 消長(소장)과 盛衰(성쇠)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正氣(정기)가 허하지 않으므로 病魔(병마)에 항거하는 능력이 있고 점차 병마를 打勝(타승)하여 병이 호전되거나 완쾌되도록한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는 病魔(병마)에 대항하는 정기의 능력이 저하되었거나 정기가 회복되지 않아 사기가 날로 장성함으로써 질병이 날로 악화되고 심지어 사망을 초래하는 악과를 빚어내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질병의 전화는 실제로 邪氣(사기)와 正氣(정기)의 消長(소장)과 盛衰(성쇠)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즉 正氣(정기)가 盛(성)하면 邪氣(사기)가 衰退(쇠퇴)하고 질병은 호전 또는 완쾌 된다. 邪氣(사기)가 盛(성)하면 正氣(정기)는 쇠퇴하고 질병은 악화되며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1) 正氣(정기)가 盛(성)하고 邪氣(사기)가 衰退(쇠퇴)하는 경우
정기가 성하고 사기가 쇠퇴하는 것은 사기와 정기의 소장 · 성쇠 과정에 질병이 호전 또는 완쾌되는 방향으로 전화하는 것이며 또한 많은 질병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화인 것이다. 그것은 환자의 정기가 비교적 盛(성)하고 병마에 항거하는 능력이 비교적 강하거나 또는 제때에 올바르게 치료를 하여 사기가 더 발전할 수 없도록 하고 나아가서는 유기체에 대한 병마의 작용을 소실 또는 중지시키고 有機體(유기체)의 臟腑(장부) 經絡(경락)등 조직의 병리적 손상을 점차 퇴치시키고 精, 氣, 血, 津液(정,기,혈,진액)등의 소모와 손실을 점차 회복되게 함으로써 유기체의 陰陽(음양) 양쪽 측면이 새로운 기초에서 새로운 상대적 균형을 이루어 질병으로부터 완쾌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六淫(육음)에 의하여 초래된 外感疾病(외감질병)은 邪氣(사기)가 皮膚(피부), 毛孔(모공) 또는 口鼻(구비)를 통하여 인체에 침입한 것인데 만일 有機體(유기체)에 正氣(정기)가 虛(허)하지 않고 病魔(병마)에 항거하는 능력이 비교적 强(강)하면 病勢(병세)의 발전을 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병리변화를 皮膚表面(피부표면) 또는 經絡(경락)에 국한시키고 병마에 항거하는 유기체의 정기작용에 의하여 邪氣(사기)를 내몰고 發汗(발한)을 통해서 皮膚(피부), 皮下(피하)의 邪氣(사기)를 發散(발산), 解除(해제)함으로써 邪氣(사기)가 없어지고 營氣(영기)와 衛氣(위기)를 조화시킴으로서 병이 완쾌되게 한다.
2) 邪氣(사기)가 盛(성)하고 正氣(정기)가 衰退(쇠퇴)하는 경우
邪氣(사기)가 盛(성)하고 正氣(정기)가 衰(쇠)하는 것은 邪氣(사기)와 正氣(정기)가 消長(소장), 盛衰(성쇠)하는 과정에 질병이 악화 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되는 방향으로 전화하는 것이다. 그것은 유기체의 正氣(정기)가 허약하거나 邪氣(사기)가 극성하여 병마에 항거하는 유기체의 正氣(정기)가 날로 저하됨으로써 질병의 발전을 惹起(야기)시키는 邪氣(사기)의 작용을 制止(제지)하지 못하고 병리적 손해로 병세가 날로 악화되기 때문이다.正氣(정기)가 衰盡(쇠진)하고 邪氣(사기)만이 盛(성)한다면 氣血(기혈), 臟腑(장부), 經絡(경락) 등의 생리기능은 쇠퇴되고 陰陽(음양)은 흩어질 것이며 따라서 유기체의 생명활동은 종말을 고하고 사망할 것이다. 예컨대 外感熱病(외감열병) 과정에 “亡陰(망음)” “亡陽(망양)”등 증후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정기가 사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邪氣(사기)가 盛(성)하고 正氣(정기)가 衰(쇠)하는 전형적 표현인 것이다.
이밖에 邪氣(사기)와 正氣(정기)가 消長(소장), 盛衰(성쇠)하는 과정에 邪氣(사기)와 正氣(정기) 양방의 역량이 비슷하면 사기와 정기의 대치 또는 正虛邪惡(정허사악), 비록 邪氣(사기)는 제거 되었지만 아직 正氣(정기)는 회복되지 못하는 등의 상황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많은 질병이 급성으로부터 만성으로 전화되거나 어떤 후유증을 남기게 되거나 또는 만성병이 오랜 시간을 끌면서 완쾌되지 않는 주요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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